초등학교 다닐때..
학교친구중에 잘 사는 친구가 있었는데
걔가 자전거가 있었거든요..
근데 자전거를 타고 싶어서 걔한테 좀 빌려 달라고 하니
선뜻 빌려주더라구요..
그래서 그 자전거를 타고 신나게 놀다가 오락실에 갔는데..
열쇠가 없어서 오락실앞에 자전거를 그냥 세워 놨었거든요..
근데..오락을 하고 나오니
아 글쎄..자전거가 없는 거예요..
하늘이 노래지고..온 동네를 다 돌아다녔는데
결국 자전거 도둑을 찾지 못했습니다..
다음날..
친구가 자전거를 돌려달라길레
미안한데..어제 이래저래해서 자전거를 잃어버렸다..고 이야기를 했어요..
엄청 미안했는데
이 친구가 집도 부자고 그래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저한테 자전거값을 갚아라던지..자전거를 사 내라던지 그런말은 없었어요..
아직도 기억 나는거 보니..
저도 엄청 미안했던거 같고..
사실 어머니한테 말씀도 드리지 못했어요..
그런 유년기 기억을 가지고 있었는데..
고등학교 때..
그때 한참 배트맨 영화가 나올때였는가 봅니다..
친구중에 한넘이 배트맨이 타는 오토바이 장난감을 학교에 가지고 온 거예요..
와..영화에서 본것 하고 똑같이 생겼던데..
이게 뒤로 당겼다 놓으면 테잎이 감겼다 풀리면서 엄청난 속도로 달리더라구요..
야간 자습시간이 됬는데..
곰곰히 생각해 보니..
야간 자습시간이라 골마루..아니 복도에는 사람이 한명도 없다는게 생각이 나는거예요..
10반까지 있었으니 복도가 엄청 길었는데..
거기서 저 오토바이를 땡겼다 놓으면 엄청나게 잘 달리겠다란 생각이 들어서..
친구한테 오토바이 잠시 빌려서 그걸 들고 복도 제일 끝에서
테잎을 이빠이 감아 놨더니 진짜 미끄러지듯 달려가더라구요..
그걸 한번만 하고 끝냈으면 별 문제 없었을텐데..
어찌나 재밌고 신나던지
그짓을 몇번이나 했는가 봅니다..
테잎으로 가는 오토바이니 조용한 복도에서 소음이 꽤 됬을 겁니다..
그 소리를 듣고
교무실에서 선생님이 한분 올라오셨는데
딱..걸린거죠..
그것도 무섭다고 소문난 국어 선생님이었거든요..
엎드려뻗쳐한 상태에서 엉덩이를 불이 나게 뚜드려 맞고
오토바이는 압수를 당해 버렸습니다..
아픈건 둘째치고..
친구 오토바이를 뺏겼으니 너무 미안한 거예요..
친구는 울상이고..
얼마냐고 물어보니 4500원이라더군요..
그 당시..LP 판 하나에 2500원정도 할때였으니
학생인 저한테는 만만한 돈이 아니었거든요..
친구한테 그랬어요..
내가 책임지고 찾아줄테니 조금만 기다려라..
만약 못 찾아주면 새로 사 주겠다..
그렇게 호언장담을 하고는..
그 다음날 부터 매일 교무실을 찾아가 선생님께 오토바이 돌려달라고 사정을 했더랬습니다..
처음엔 씨도 안 멕혔는데..거기다가 무섭기로 소문난 선생님이라..
갈때마다 꿀밤이나 맞고 돌아왔었는데
그렇게 몇일을 찾아가니
이 선생님도 귀찮았는지..
도대체 왜 자꾸 찾아오느냐고..드디어 대화의 문을 트시더만요..
그래서 설명을 드렸습니다..
그 오토바이는 제 오토바이가 아니고
친구가 들고 온거였는데..
야간 자습시간에도 저 혼자 복도에서 놀았고 그 친구는 아무 잘못도 없다..
만약 선생님께서 안 돌려주시면
제 돈으로 그 오토바이를 사줘야 되는데
그러기엔 저한테는 좀 무리한 가격이라 힘들다..
만약 선생님께서 오토바이를 돌려주시면
어차피 잘못은 제가 했고 그 친구는 아무 잘못도 없으니
그 어떤 벌도 달게 받겠다..고 말씀을 드렸습니다..
그러니까..
씨~익 웃으시며 서랍을 여시고 오토바이를 돌려주시더군요..
오토바이를 들고 교실로 돌아가
짜잔~하며 친구에게 오토바이를 돌려 줬었는데요..
전 유년기에 친구 자전거를 빌렸다가 잃어버리고
그 책임을 다하지 않은 기억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고등학교때 선생님에게 더 심하게 대쉬를 했던거 같은데요..
만약 그때..
저의 꾸준한 구애(?)에 선생님이 응답해 주시지 않았다면..
최후의 경우엔 집에 말씀드려 그 오토바이를 사서 친구에게 줬겠지만..
본인이 잘못한건 본인이 책임을 지려고 최선의 노력을 다하면
언젠간 그 문이..아니 좋은 해결책이 나온다는 경험은 하지 못했을 겁니다..
사회생활할때에도
합리적이고 논리적으로..그리고 무대포 정신으로 들이밀면 된다..는
생각을 많이 하고 있는 편인데..
그때 그 선생님의 아량(?)이 없었다면
전 유년기의 기억을 청년기에 다시 이어가게 됬을테고..
아마 성인이 되서도 그런 기억에서 자유로울수 없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고마웠던 선생님인데..
이름이 잘 기억이 나지 않네요..
좀 더 맞았으면 확실히 기억났을텐데..
절 많이 때리신 선생님들은 제가 성함을 다 기억하거든요..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때까지 80% 정도는 선생님 성함이 다 기억나요..
정말이예요..
다음에 혹시 저 만나시면 한번 때려보세요..
맷집이..그냥~
혹시 조각깨질지 모르니 때리실때 얼굴은 좀 피해 주시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