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담임선생님..그리고 글짓기..

180.252.***.***
56


저 초등학교 5학년때 담임 선생님 성함이 문 수용 선생님입니다..

제가 아주 좋아하는 몇 안되는 선생님 중에 한분 이신데요..



학교에서 글짓기 대회가 있었습니다..

반 대표로 나가서 글짓기를 하는게 아니라

모든 학생들이 일괄적으로 글짓기를 해서 제출을 하면

그중에 우수하다 생각되는 글을 선생님께서 선택하셔서 제출하시고

그 중에서 우수한 글은 상을 주는 시스템이었는데요..


종례시간에 글짓기 숙제를 내 주시더군요..

며칠까지 일인당 하나씩 무조건적으로 제출을 하라시길레..


아..그런거 별로 좋아하지도 않는데

숙제니 어쩌겠습니까..

글을 하나 지어서 제출을 했습니다..



제목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데..

저희 외할머니가 주인공이었구요..

원래 경상도 출신이시지만

글속에서는 6.25때 남쪽으로 내려오신것으로 설정을 하고..

매일 해가 질 무렵이면 북쪽을 하염없이 바라보시며 눈물을 흘리시는 장면도 집어 넣고..

뭐 대충 그렇게 글을 하나 적어 냈습니다..


며칠있다가 선생님께서 부르시더군요..

그윽한 눈빛으로 절 쳐다보시더니



' 월장이 외할머니가 이북출신이신가..? '


엥..? 이건 뭔 소리..?


' 아닌데요..경상돕니다..'


그윽한 눈빛으로 절 쳐다보시던 선생님의 눈이 똥그랗게 커지시더니..


' 아니..니가 적은 글엔 북녘땅을 바라보시고..눈물을..'



아~했지요..

제가 문수용 선생님을 아직도 참 좋은 선생님이라 기억하는 이유는

사람이 참 순수(?)했다..해야 하나..? 엄청 착하셨어요..



' 선생님..글짓기 아닙니까..? 글..짓..기..지어내는거요..

저희 외할머니 경상도고요..선생님이 글하나 지어내라해서 지어낸건데요..'



초등학교 5학년 어린넘이 또박또박 지어냈다고 말대꾸를 하니

순진하신 선생님이 얼마나 어이가 없었겠습니까..


너털 웃음을 웃으시며..

그래..알겠다..하시더니..



결국..제 글을..어차피 글짓기니까..지어내도 되는거잖아요..

제출하셨던 모양이더군요..


대상은 못받고 우수상인가..받았던 기억이 나는데..



사실 대상 받으려면 받을수도 있었거든요

근데 글적다 보니 좀 귀찮더라구요..

그래서 할머니가 북녘땅을 바라보시며 눈물 흘리시는걸로 끝을 맺었는데..



원래 시나리오는

이북에 계신 할아버지가 새장가를 가신 후 얼마뒤 돌아가셨고..

할아버지의 아들이 아주 어릴때 고정 간첩으로 내려와서는..

직장도 다니고..남한 사람처럼 살게 되는데..

알고 보니 그 사람이 문 수용 선생님이었더라..까지였었거든요..



대상 받기전에

불려가서 맞았겠죠..?


  • (149.113.***.***)

    ㅎㅎ대상감이였는데....아쉽네요..ㅎㅎ

    @별빛지기님에게 대댓글 쓰기

  • (180.252.***.***)

    @별빛지기
    이 넘의 귀차니즘이 평생을 따라다니네요..

    @일치월장님에게 대댓글 쓰기

  • (118.99.***.***)

    흐름이 계속 되었다면... 대상 받기 전에.... 남산으로 가셨을지도...ㅎㅎㅎ

    @LimJakarta님에게 대댓글 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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