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사는 주택단지에는
한국인..일본인..그리고 중국계 현지인들이 많이 살고 있습니다..
왓츠앱 그룹방이 있어 서로 정보도 교환하고
문제점들도 업로드 시키곤 하는데요..
요즘 가장 핫한 이슈는 대토령도..부가세 증가도 아닌 바로..
개똥입니다..
구성원들이 개들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 그런지..
아침에..오후에 보면 개들 산책 시키는게 많이 보입니다..
주인이 직접하는 경우..도우미를 시키는 경우..
가끔은 줄이 풀렸는지 혼자 산책하는 개들도 보입니다..
개들은 영역 표시란걸 하죠..
그래서 본인이 싼 곳에 또 쌉니다..
며칠전..
왓츠앱 대화방에 아주 비장한 글과 사진이 올라왔습니다..
사진은 개똥이구요..
올린이는 현지인 중국계 정도로 추정됩니다..
참고로.. 개똥의 배경사진은 잔디밭이었습니다..
내용은 이렇습니다..
개똥 사진을 보며 다소 비장하게 읽어야 됩니다..
제가 글을 봤을때..그 비장함이란 것을 느꼈거든요..
개똥 사진이 없으니..상상(?)을 하시면서..
' 이번이 두번째다..
만약 3번째가 된다면..죄송한 말씀이지만 그 개는
다치거나 영원히 집으로 돌아가지 못할지도 모른다..'
상당히 비장함이 느껴졋었는데..
보면서 한참 웃었습니다..
그냥 웃음이 나더라구요..
이 나라도 드디어(?) 반려견때문에 사람들끼리 싸우는 시대로 접어들었구나..란
생각도 들더군요..
반려견 하니까 문득 떠오르는 장면이 있습니다..
전 지금 살고 있는 집에 10년넘게 살고 있습니다..
제가 사는 골목엔 많은 한국 사람들이 살다가 이사가고..
또 새로운 사람들이 들어오고..그럼니다..
몇년전..
해질무렵 동네를 걷고 있었습니다..
산책이었는지..뭐하러 갔는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는데
골목길을 벗어나 큰 길로 나가는 길목쯤이었나 봅니다..
제 나이 또래의 아주머니가 운동복을 입고 빠른 도보를 하며
걸어오는게 보이더군요..
모르는 사람이라 한번 쳐다보고 눈길을 돌렸는데
빠르게 걷던 그분이 갑자기 걷기를 중단하고 뭔가에 놀란듯..
뒷걸음질을 치더군요..
뭐지..? 라며 그분의 시선을 따라가봤는데..
한 10여미터 앞에서 흰색 진도개같은게 뛰어 오는데
달려가는 방향을 봤을때 그놈의 타겟은 아주머니로 보였습니다..
순간..
x 댔다..는 생각과 함께..
놀라 얼음이 된 아주머니 앞을 본능적(?)으로 막았습니다..
예전 대형견을 키워봤었지만..
생판 처음보는 진도개같은 중형견이 달려오니
사실 저도 오금이 저렸습니다..
아주머니 앞을 막아서고..
두손은 항복 자세를 취했습니다..
놀라면 저절로 그렇게 되요..
근데..자세히 보니 이 개가
꼬리를 흔들고 있는게 보이더군요..
집에 묶여있다 줄이 풀린 모양인데
오랜만의 자유가 너무 좋아 감정을 주체못하는 듯 보였습니다..
전 양손을 들고 항복자세를 취하고 있고..
이 노무 진도개는 그런 저에게 점프를 하며 앞발로 제 배쪽을 짚었다..내렷다를 반복하고 있었고..
아주머니는 바로 제 등에 찰싹 달라 붙어 있었습니다..
근데 이놈이 얼마나 자유가 기뻤는지..
저만 갖고 놀면 될걸..
한바퀴 돌아 아주머니쪽으로 가는 겁니다..
놀라 기겁을 하는 아주머니를 보호하기 위해
전 항복한 자세를 유지한채.. 계속 방향을 틀었고
그 아주머니께서도..
어릴때 꼬리잡기 놀이 많이 하셨는지
제가 도는 방향으로 잘 도시더군요..
사실 저도 무서웠거든요..
그래서 항복한거구요..
근데 아주머니가 곤란해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막아선건데..
이노무 개새가 가지를 않는 겁니다..
전 항복자세로 제자리에서 방향을 틀면서 계속 이야기 했습니다..
뛰지 마시고..소리지르시면 안됩니다..
지금은 좋아라 날뛰는게 확실해 보였지만
중형견 이상 개들은 주인이 아닌 이상
본인에게 위협적인 상황이 닥치면 언제 돌변할지 모르거든요..
그렇게 아주머니에게 주의를 주고 있는데..
아..글쎄..
이 아주머니가 제 등에 찰싹 달라붙어서는 하시는 말씀이..
도대체 개를 어떻게 키우느냐는 둥..
본인 남편을 데리고 와서 강하게 컴플레인을 하겠다는 둥..
막..
제 입장에서는 억울한 말씀을 하시는거예요..
내 개도 아니고..
아주머니도 오늘 처음 본 사람이고..
나도 겁나 죽겠는데
나름 최대한 선방하고 있구만..
등뒤에서 들리는 어이없는 소리에 기분이 상하더라구요..
그래도 어쩝니까..?
일단은 설명할 상황도 안되고
우짜던지 이놈의 개새를 빨리 떨궈내야 된다는 생각만 하고 있는데..
그때..
저~멀리서 누군가가 뛰어오며
그 개새를 부르더군요..
개주인이었습니다..
목줄을 들고 뛰어오는데
주인을 본 개새는..
일반적으로는 주인에게 달려가 안기죠..
근데 다른 방향으로 뭐 빠지게 달려가더군요..
이제 끝났다..하고 그제서야 뒤를 돌아보니..
아주머니가 팔짱을 끼고 계시더군요..
팔짱을 낀채 제 등에 붙어 있었는지
아니면 개가 가고난뒤 팔짱을 꼈는지 저는 볼 상황이 아니었지만..
나름 생명의 은인을 대하는 자세가 아님은 확실해 보였습니다..
개주인 아니냐고 묻더군요..
ㅋㅋ
목줄들고 개 쫒아가는 사람을 우린 함께 봤거든요..
고맙다는..물론 그말 들으려 한건 아니지만..
말 한마디없이..남편을 데리고 와야겠네..라며 혼자 궁시렁궁시렁 거리며
가던 길을 가시더라구요..
그 아주머니가 이곳에 계실런지..어쩔런지 모르겠지만
한말씀만 드리고 싶네요..
아주머니..
사람이 그러시면 안되는 거잖아요..
그때 우린..정말 환상의 호흡을 자랑하며 개새를 막아냈었잖아요..
근데 고맙다는 말 한마디없이 그렇게 가시면..
남편 없는 전.. 서러워 어찌 사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