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바야흐로 제가 결혼을 위해 아내를 한창 만날때였는데..
휴가차 한국에 나가 아내를 만났습니다..
서로 마음에 들어 연애를 시작하게 됬는데
몸이 이역만리 떨어져 있으니 주로 전화통화를 했었습니다..
드디어 기다리던 다음해 르바란 휴가를 가게 되었고
전 한국에 도착하자마자 아내를 다시 만났습니다..
그렇게 휴가를 보내던 어느날..
아내가 집으로 놀러 오라고 그러더군요..
아내집은 저희집에서 차로 불과 30분 정도 떨어진 곳에 있어서..
알겠다..하곤 아내집으로 향했습니다..
집에 도착하니 장인어른..장모님은 안계시고 아내 혼자 있더군요..
그 당시 겨울이라 좀 추웠습니다..
아랫목에 앉아 이불을 덮고 티비를 보고 있었는데
아내가 갑자기 배고프냐고 묻더군요..
원래 누가 배고프냐고 물으면 습관적으로 안 고프다고 이야기합니다..
근데 계속 물어보길레..
라면 있으면 하나 끓여 달라고 했더니
집에 라면은 없고 짜파게띠밖에 없다고..
짜파게띠를 끓여주겠다고 하더군요..
알아서 혀..하곤..
전 아랫목에서 티비를 보고 있었습니다..
짜파게티 향이 침샘을 자극하더군요..
잠시 후..
짜파게띠가 다 되었다는 아내의 말에
거실로 나갔습니다..
사실 배가 좀 고팠거든요..
짜파게티를 먹으려 식탁에 앉았는데..
순간..
좀..아니 많이.. 놀랬습니다..
짜파게티를 보다가 아내를 쳐다보니..
왜 빨리 안먹냐..는 듯 눈빛이 초롱초롱 절 쳐다보고 있더군요..
근데 전..
사실 이걸 먹어야 되나..말아야 되나..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아내에게 안아프게 살짝 물었습니다..
' 너 짜파게티 끓여본적 없지..? '
고개를 끄덕이더군요..
그래서..
처음 끓인 성의도 있고 해서..
아주 맛있게(?) 짜파게띠를 먹었습니다..
일반적으로 짜파게띠는 끓는 물에 면을 넣고
면이 다 끓으면 물을 버리죠..
근데..
아내가 만든 짜파게띠는
그냥..까만색 라면이었습니다..
일명.. 물 짜파게티였던 거죠..
처음 끓여봤다는 말에 안 먹을수도 없고..
참 싱겁고 오묘한 짜파게티맛을 아직도 잊을수가 없습니다..
결혼한지 10여년이 지났고..
이제 아이도 두명이나 있습니다..
제 아내는 김치를 집에서 담급니다..
사먹어도 된다고~된다고~
치마를 잡고 매달려도 보고
눈물로 호소도 해 보았지만..
계속 담습니다..
다행히 전 미식가 타입은 아니고 배부르면 된다는 주의기 때문에
10여년을 꿋꿋이 버틸수 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근데..
10여년을 아내가 담근 김치를 먹었더니
제 입맛이 변한건지..
아님 아내 실력이 향상된건지는 모르겠지만..
한번씩 종갓집 김치 사먹으면
아내 김치가 더 맛있다..는 착각(?)도 듭니다..
그래서 너도나도 그러나 봅니다..
본인 엄마 음식이 제일 맛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