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톡 업데이트 사용기 – 친구탭 변화에 대한 충격과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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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카카오톡 업데이트 UI나 기술적인 부분은 나름 잘 만들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UX는 언제나 아쉬웠고, 이번엔 그 선을 넘었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걸 다 이야기하고 싶지만, 핵심만 다섯 가지로 정리해 보겠습니다.

 

1. 친구탭은 어떤 메뉴인가?

친구탭은 본래 친구를 찾고, 프로필을 확인하며, 대화로 바로 연결되는 공간이었습니다.   카카오톡은 어디까지나 메신저이고, 그게 정체성이었습니다.

물론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처럼 변할 수도 있겠죠.   하지만 지금까지는 전화·문자 앱처럼 메신저 본연의 기능이 중심이었습니다.

카카오톡이 “5천만 이용자”를 강조하는 이유도, 사실상 국민 메신저로 자리 잡았기 때문 아닐까요.   그렇다면, 이번 업데이트 이후 카카오톡의 정체성은 무엇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2. 기존 친구탭의 기능은?

기존 친구탭은 단순했습니다.

  • 친구 목록 확인

  • 친구 프로필 보기

  • 대화/통화 시작

  • 내 프로필 수정

  • 생일인 친구, 나를 추가한 친구 보기

  • 프로필 상단 고정

이 정도면 충분했습니다.   핵심 기능을 해치지 않았고, 쓰고 싶은 사람만 쓰면 되는 부가 기능이었습니다.

즉, 탭의 정체성은 지켜지고 있었습니다.

 

3. 프로필 사진의 의미는?

프로필 사진은 단순한 ‘나’의 표현이 아니라, 상대방이 나를 쉽게 인식하기 위한 도구이기도 합니다.

물론 자기 표현의 성격도 있죠.   하지만 대부분은 프로필이 친구탭 맨 위에 강제로 노출되길 바라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번 업데이트는 선택권을 없애버렸습니다.

원하든 원하지 않든, 모든 프로필이 한 번은 타인의 화면 최상단에 노출됩니다.

“페북이나 인스타도 그런데 뭐가 문제냐?”고 할 수 있지만,   그건 그 서비스만의 UX 철학이 있기 때문입니다.

카카오톡은 다릅니다. 지금까지의 경험을 완전히 뒤집어 버린 셈입니다.

 

4. 카카오톡만의 문제일까?

물론 아닙니다.   많은 서비스들이 UI만 치장하고 UX는 놓치곤 합니다.

예를 들어 최근 어떤 배달앱 리뉴얼도 UI는 화려해졌지만 UX는 망한 대표 사례였죠.

반면 어떤 쇼핑앱은 UX를 중시하면서도 UI는 단순하게 유지해 오히려 좋은 평가를 받습니다.

문제는 “UI = UX”라고 착각하는 결정권자들입니다.

트렌드에 휩쓸려 자기 확신에 빠진 리더십이 서비스를 망치곤 합니다.

포털 서비스의 쇼핑 부문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페이지 이동, 뒤로가기, 로딩 처리 등 기본적인 플로우조차 불안정합니다.

이미 서비스가 커져버린 상태에서 이런 문제가 그대로 방치되는 건,   명백히 리드급에서 방향을 잘못 잡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5. 갑작스러운 변화일까?

사실 이런 흐름은 오래전부터 있었습니다.

다만 이번 카카오톡 업데이트가 선을 넘었다고 느껴지는 겁니다.

많은 서비스들이 성장하면서   “좋은 문화, 좋은 기술, 예쁜 디자인”만 믿고 자기 확신에 빠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진짜 중요한 건, 단순하고 철지난 기술이라도 더 좋은 경험을 줄 수 있느냐입니다.

광고는 당연히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처럼 친구탭 한가운데, 그것도 업데이트 직후부터 광고를 강제로 노출시키는 건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내부에서도 논란이 있었을 거라 생각되는데, 그럼에도 강행했다는 점에서 정말 할 말을 잃었습니다.

 

마무리

업계에서 일하면서 늘 느끼는 건, 서비스가 커지고 확장될수록 진짜 역량과 문화가 드러난다는 사실입니다.

운·마케팅·돈·영업에 힘입어 살아남는 경우도 많지만, 유저 경험을 등한시한 서비스는 결국 한계를 맞이하게 됩니다.

다른 의견을 가진 분들의 생각도 존중합니다.   다만, 이번 카카오톡 업데이트는 저에게 있어 충격과 공포였고 더 이상은 잘못된 방향으로 가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글을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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