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카드 꺼낸 정부, 보유세 강화하나…부동산 국민토론회 연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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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부세 과표 및 세율 조정·공정시장가액비율 변경 등 거론

장특공제 개편·양도세 강화 가능성…"여러 가지 생각 중"

종부세 과표 및 세율 조정·공정시장가액비율 변경 등 거론

장특공제 개편·양도세 강화 가능성…"여러 가지 생각 중"

서울의 아파트
서울의 아파트

[연합뉴스 자료사진]

정부가 주택시장 안정 방안으로 세금 카드를 공개적으로 꺼내 들면서 부동산 세제 개편 방향에 눈길이 쏠린다.

이재명 대통령이 주택을 투기 수단으로 삼는 것에 강한 문제의식을 표명해 온 만큼 다주택자의 세금 부담을 늘리는 쪽을 택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정부는 전문가와 이해관계자를 포함해 다양한 계층의 의견을 폭넓게 듣고 대책을 낸다는 방침이다. 효과는 높이고 부작용은 최소화하기 위해 고심하는 것으로 보인다.

김용범 대통령 정책실장은 24일 열린 관훈토론회에서 부동산 문제에 관해 "어떻게 안정적으로 관리하느냐는 측면에서는 조세도 당연히 하나의 중요한 주제다. 당연히 그것을 연구하고 정부가 합리적인 방안을 찾아야 한다"며 부동산 세제 개편을 거론했다.

방향성에 관해 김 실장은 "거주와 보유를 달리 봐야 한다. 당연하지만 다주택자와 1주택자도 봐야 한다. 그리고 초고가(주택)에 대해서도 어떻게 볼 것이냐 여러 가지 기준들을 말씀하셨다"고 그간 이재명 대통령이 엑스(X·옛 트위터) 등을 통해 표명한 견해를 예로 들었다.

이와 관련해 투기적 수요를 억제하기 위해 다주택자를 중심으로 보유세를 인상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선 나온다. 실거주가 아닌 주택을 소유하는 경제적 부담을 키워 매물로 내놓도록 유도하는 전략이다.

이재명 대통령도 8일 열린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여러 채를 가지고 있는 건 상관없다"면서 "그에 상응하는 부담은 하게 하자"고 언급했다.

보유세를 올리는 방법으로는 종합부동산세법에 규정된 과세 표준이나 세율을 바꾸는 것 외에 공정시장가액비율을 조정하는 방안도 주목받고 있다.

공정시장가액비율은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21년 95%까지 올랐다가 윤석열 정부 출범 후 60%로 낮아진 상태다. 법이 아니라 시행령에 규정돼 있기 때문에 정부 입장에서는 법 개정 없이 비교적 신속하게 변경할 수 있다.

다만 여당이 국회의 다수를 점하고 있고 종부세 과세 기준일(6월 1일)이 이미 지났기 때문에 굳이 시행령 개정을 고집할 필요가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 가격이 오르면서 종부세 대상자가 늘어나는 추세이고 공정시장가액비율을 높이면 실수요자인 1주택자의 세 부담이 커질 수 있어 정교한 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 실장이 이날 토론회에서 "합리적으로 납득할 수 있는 수준으로 정하려고 한다"며 "시뮬레이션은 수백 번 하고 있다"고 한 것은 부동산 세제 개편이 미치는 광범위한 효과를 충분히 고려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김용범 정책실장,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
김용범 정책실장,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

김용범 대통령비서실 정책실장이 24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6.6.24 dwise@yna.co.kr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도 개편 대상으로 꼽힌다.

소득세법은 3년 이상 보유한 부동산 매도 차익에 과세할 때 보유 기간에 따라 6∼30%를 공제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1가구 1주택의 경우 보유 기간 및 거주 기간에 따라 각각 12∼40%, 8~40%의 공제율을 적용하게 하고 있다.

정부는 비거주자에게도 주어지는 단순 보유 기간에 따른 공제를 축소 또는 폐지하고, 실제 거주 기간에 주는 공제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개편을 검토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이 대통령은 "1주택자의 주거를 제대로 보호하려면, 비거주 보유 기간에 대한 감면을 축소하고 그만큼 거주 보유기간에 대한 감면을 늘리는 게 맞을 것"이라고 X에 쓰기도 했다.

주택 양도소득세 강화 여부에 이목이 쏠린다. 정부는 이미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조치를 예정대로 지난달 9일로 종료하고 조정대상지역 내 다주택자에 양도세 중과를 다시 시행 중이다.

양도세 강화는 주택을 투기의 수단으로 보려는 동기를 줄이는 방안으로 평가된다. 정부가 양도차익에 세금을 더 무겁게 매겨 실익을 줄이도록 추가 대응에 나설지가 관건이다.

김 실장은 20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부동산 과세를 정상화해야 한다. 보유세와 양도세를 합리적으로 조정하는 것은 필요하고 옳은 방향"이라고 의견을 밝혔다. 방향성에 관해 '합리적'이라고 표현했지만 앞서 재개한 양도세 중과 등의 조치를 고려하면 큰 틀에서 양도세 강화로 해석될 수 있다.

다만 양도세를 올리면 집을 파는 것을 꺼리게 된다는 우려도 있는 상황이다. 양도세 강화를 예고하되 일정 수준의 유예 기간을 줘서 다주택 처분을 유도하는 방안도 대안으로 거론된다.

보유세와 양도세를 모두 올리되 매물 잠김이 발생하지 않도록 대상을 압축하고 세율을 적정 수준에서 조정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 실장은 이른바 '맘 카페'까지 포함해 이해 관계자들의 이야기를 다양하게 청취하고 있으면 필요하면 공개 토론회도 열겠다며 세제 개편 방향에 관해 여지를 남겼다.

정부는 다음 달 말쯤 세제와 공급 정책을 포괄하는 부동산 종합 대책을 내놓기 위해 정책 전반을 다듬고 있다.

폭넓은 의견 수렴을 위해 내달 중순 주요 부처 관계자와 전문가, 일반 국민들이 참여하는 '부동산 국민 대토론회'도 준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관계자는 "가능한 여러 가지를 생각하고 있으며 아직 시간도 남아있고 다양한 의견을 청취한다고 하면 방향이 어떻게 될지는 예단하기 어렵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sewon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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