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서는 새로운 제품에 대한 열망이 커서 나름 얼리어덥터 소리를 듣고 살았었는데 아이들이 태어나고 사는게 바빠지다보니
그 또한 사치였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이 있더라구요.
그렇게 시간이 흐르다 보니 내 손에 익숙하게 사용하는 물건들이 대부분 10년을 훌쩍 넘은 물건들이 대부분인 경우가 많게 되네요.
아직까지 시대의 흐름에 맞추지 못하고 애연가로 살고 있는 나에게 손때 묻은 오래된 라이터가 있습니다.

세월의 흔적을 물신 느낄 수 있는 컨디션인데... 얼마전부터 제대로 작동을 안하더라구요.
한국이었으면 수리점을 쉽게 찾아서 수리를 의뢰 했을 텐데... 인도네시아에 거주하다보니 좀처럼 그런 사설 수리점을 찾기가
쉽지 않아서 거의 포기한 상태였습니다.
그러다가 우연찮게 인스타 그램에서 St. Dupont Lighter 수리를 하는 사람을 알게 되서 수리를 의뢰 했습니다.
수리 내역은 오래되서... 고마 패킹들이 다 부식되서 생기는 이유 였습니다.
패킹 3개를 교체하고 전체적인 점검 및 청소를 하고 다시 돌려받았는데... 앞으로 10년은 더 쓸 수 있을거 같네요.
비단 라이터뿐만이 아니라... 옷이며... 밥벌이를 해주던 랩톱이며... 세월을 이길 수 는 없나봅니다.
유일하게 세월을 이기고 있는건 세월을 이기고 있다고 착각하는 저의 생각뿐인거 같네요.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저장만 해놓고 있는 사진들을 정리할 시점이 오면 그 느낌이 더하겠죠?
아직 꼬맹이인 막내들을 보면 하루가 다르게 커가는게 보이는데... 그에 맞춰 하루가 멀다하고 저 역시 늙어가고 있을텐데...
요즘 안그래도 못생긴 얼굴... 거울 보기가 겁나네요.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