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다 지난해 5월 분담금을 3분의 1 수준인 6천억 원으로 줄이는 대신 기술 이전도 그만큼 덜 받겠다고 한국에 제안했다. 앞서 2023년 말에는 분담금 납부 기한을 2034년까지로 연장해달라고 요청했다.
한국 정부는 지난해 8월 방위사업추진위원회에서 인도네시아 측 분담금을 6천억 원으로 하는 방안을 의결함으로써 삭감 요청을 받아들였다.
하지만 KF-21 제작 업체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 파견됐던 인도네시아 기술진이 기술 유출을 시도하다가 수사 당국에 적발된 사건이 양국 간 갈등 요소로 비화하면서 그간 최종 합의가 지연됐다.
이번에 액수에 대해선 최종 합의했지만 납부 기한과 구체적인 기술 이전 범위 등에 대해선 추가 협의가 필요하다.
인도네시아 국방부는 이번 합의에 따라 KF-21 공동 개발의 잔여 분담금 납부를 위한 행정 절차에 착수하고 있으며, 계획대로 분담금 납부가 이뤄지면 양국간 방산 협력은 다시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방사청은 밝혔다.
방사청은 현지 방산 전시회 참석을 계기로 샤프리 삼수딘 국방부 장관, 도니 에르마완 타우판토 국방부 차관을 만나 KF-21 공동개발 사업 협력을 재정비하고 속도감 있게 추진하기로 했다.
양측은 앞으로 전투기뿐 아니라 지상 및 해상 체계로 협력 분야를 확대하기로 했다.
또 인도네시아의 인도네시아형 전투기(IF-X) 사업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KAI와 인도네시아 국영기업 PTDI는 IF-X 양산의 실질적 이행을 위한 생산부터 마케팅까지 전방위적 협력을 구체화·확대하기로 합의했다.
석종건 방사청장은 "그동안 다소 경색됐던 양국 방산 협력 관계가 본궤도에 올랐다"며 "앞으로 인도네시아와 잠수함, 화력, 방공체계 등 다양한 분야로 협력을 강화해 향후 동남아 지역 전체로 협력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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