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번에 실수로 클로드 max요금제 무려 200달라 짜리를 결제해버려서... 진짜 원없이 돌리고 돌렸습니다. 한 달 내내 집에 컴퓨터 계속 켜놓고 직장에서도 클로드 코드를 웹으로 아이폰으로 접속해서 쉴새없이 일을 시켰습니다. 뭔가 하는 것 같은데 남는 건 뭐가 있나 했을 때 자신은 없었죠.
클로드 코드 붙잡고 '이제 논문 바로 완성이닷!' 했는데 1달 넘게 지났는데도 아직 아무것도 안 되었습니다.
오히려 여러가지 아이디어가 손에 잡힐듯 빠르게 구현되다보니 벌려놓은 것은 많은데 완성하는 것은 거의 없더라구요.
오늘까지가 클로드 마감날이라서 원래는 계속 끌고 갈려고 했는데, 오늘 fable이 아무것도 못하고 저를 농락하는 것을 보고는 심사숙고 끝에 코덱스로 이동했습니다. 현존 최고존엄 GPT-5.5 pro를 맛보고 싶었기도 하구요
첫 느낌은, 역시 claude code구나 싶습니다. 클로드에서 너무 쉽고 편하고 간단하고 아름답던 많은 것들이 코덱스에서는 상당히 복잡하고 불편하고 별로 이쁘지도 않습니다. 지금 마이그레이션 한 시간째 하고 있는데 이제야 조금 적응됩니다.
이제 조금씩 이전 프로젝트 받아서 수행하고 있는데 더 똑똑하다는 느낌은 못받습니다. 전에 '지나가던행인님'께서 말씀하셨 듯이 llm의 말투에 큰 의미를 두면 안된다고 머리로는 알고 있지만 실제로 느껴지는 감정은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클로드는 똘똘이 스머프 같다는 느낌이 많이 들었습니다. 일단 말투가 가르치려 들고 자신의 실수를 지적하면 수긍하는 척하면서 꼭 마지막에 '근데 나만 잘못한건 아니고....'를 시전하니 너무 열받은 적도 많습니다. llm에게 화내고 감정 드러내는 바보가 여기 있습니다.
그리고 아무리 교정하려고 해도 근본없는 단어들이 계속 튀어나와서 나중에는 포기했습니다. '죽여버린다(물론 플로세스를 종료한다는 의미이지만)', '박는다, 박아넣는다'같은 표현도 너무 많이 나오고 10번도 넘게 수정을 지시했으나 다시 기어나오는 걸로 봐서 클로드 인성에 문제가 있는걸로 결론내리고 포기했죠.
코덱스는 아직 처음이라 그런지 그렇게 막 말하지는 않습니다. 그동안 클로드에게 길들여져 있어서 그런지 너무 순한 것 같아서 이 험난한 세상을 어떻게 살아갈가 걱정스러울 정도입니다.
하지만 일을 시켜보니 상당히 똑 부러지게 클로드 못지않게 해내고 있고, 특히 논문작성에 대해서는 더 스무스하게 교정하고 보완하는 모습이 보입니다. 클로드는 '나 이런거 이런거 하고 있어요 잘했쬬!'라고 생색내며 일하는 느낌이라면 코덱스는 은근슬쩍 드러내지 않고 일하는데 결과는 꽤 괜찮은 느낌입니다.
그리고 대망의 gpt 5.5 pro... 프롬프트 한 번 넣을 때도 코덱스에게 프롬프트 만들어 달라고 하고 최대한 정제하고 가공해서 넣고 있습니다. 근데 확실히 답변의 퀄리티가 너무 좋습니다. 어떤 질문은 12분 가량 혼자서 생각하더니 답을 내놓았습니다. 구글의 딥리서치랑 비슷하지만 다릅니다. 딥리서치는 뭔가 일은 많이 하고 분량은 많고 구성도 논문처럼 서론/본론/결론/레퍼런스 딱 딱 나눠서 보여주는 등 결과는 상당히 있어보이는데, 정작 필요한 내용은 그렇게 많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gpt 5.5 pro는 딱 필요한 내용을 매우 깊이 있게 보여주는게 상당히 만족스럽습니다. 금방 한도 찰 것 같기도 한데 일단 이것 때문에 openAI로 돌아오게 되었으니 잘 활용해 보려고 합니다.
두서없이 쓴 사용기라고 하기에는 잡담에 가까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