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은행이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상용화를 위한 구체적인 청사진을 마련한 것으로 확인됐다. 일반 국민의 디지털화폐 이용을 확대하는 데 그치지 않고 2030년까지 연간 국고금의 4분의 1을 예금토큰으로 집행하는 방안까지 추진하고 있다. 특히 결제 단계에서 사용 목적과 거래 가능 여부를 사전에 통제하는 기능도 포함돼 있어 디지털화폐를 통한 국가의 금융거래 통제력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 같은 계획을 논의하기 위해 구성된 디지털화폐 자문위원회의 운영도 도마에 올랐다. 위원들의 이해충돌 검증 절차가 명확히 공개되지 않은 데다 사이버보안과 개인정보 보호를 전문분야로 명시한 위원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첫 회의에서는 한국은행 측의 사업 설명에 상당한 시간이 할애되면서 외부 전문가들의 실질적인 자문이 충분히 이뤄졌는지 의문이 제기된다.
[....]
총 13쪽 분량의 해당 자료에는 일반 국민 참여 실거래 확대를 비롯해 개인 간 송금 도입, 국고금 집행의 디지털화, 결제 단계에서의 사전 통제 등 구체적인 실행 방안이 담겼다. 특히 정부 재정 집행에 디지털화폐를 본격 활용하고 거래 조건에 따라 결제 자체를 자동 차단하는 시스템까지 구축한다는 점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한은은 프로젝트 한강의 2단계 목표를 '디지털화폐 시스템의 정식 도입 및 예금토큰 상용화 기반 마련'으로 명시했다. 특히 2030년까지 연간 국고금 728조원의 4분의 1을 예금토큰으로 집행한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단순 계산하면 약 182조원에 달하는 규모다.
이는 기존 은행 계좌와 카드 중심의 재정 집행 체계 일부를 프로그래밍 가능한 디지털화폐 기반으로 전환하겠다는 구상이다. 국고금 집행 확대 목표 자체는 앞서 정부 경제성장전략에 포함됐지만, 한은이 자문위원회에서 구체적인 거래 통제 방식과 국민 참여 확대 계획을 함께 제시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 결제 단계서 거래 자동 차단…디지털화폐 '통제 기능' 논란
가장 논란이 예상되는 부분은 디지털화폐에 내장된 프로그래밍 기능이다. 한은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디지털화폐 기반 지급 시스템은 거래가 이뤄진 이후 적정성을 확인하는 기존 방식과 달리 결제 이전에 사용 조건을 검증하고 조건에 부합하지 않으면 거래 자체를 차단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대표적인 사례가 관공서 업무추진비다. 한은은 기존 법인카드 결제와 사후 검증 방식을 공무원 전자지갑을 통한 예금토큰 결제로 전환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 과정에서 규정에 어긋나는 사용은 결제 단계에서 자동으로 차단된다. 자료에는 이를 '규칙 기반 사전 통제'라고 명시했다.
[.....]
◆ 국민 참여 50만명 확대…2029년까지 실거래 지속
국민을 대상으로 한 디지털화폐 실거래 역시 대폭 확대된다. 한은은 지난해 4월부터 6월까지 진행한 1차 실거래에서 7개 은행과 약 8만1000명의 참가자가 참여했다고 밝혔다. 사용 가능한 매장은 약 1만2000곳이었으며 결제와 예금토큰 전환 등을 포함한 거래는 약 11만5000건에 달했다.
한은은 이를 토대로 후속 실거래의 참가은행을 기존 7곳에서 9곳으로 확대하고 최대 참여 인원을 10만명에서 50만명으로 늘릴 계획이다. 사용처 역시 편의점과 대형 프랜차이즈를 비롯해 식당·카페 등 소상공인 가맹점까지 확대한다.
기존에는 불가능했던 개인 간 송금도 도입된다. 송금 한도는 1회 100만원, 하루 500만원으로 제시됐다. 지문과 안면인식 등 생체인증 기능도 추가된다.
주목할 부분은 실거래 기간이다. 한은은 3개월 동안 진행했던 1차 실험과 달리 후속 실거래는 혁신금융서비스 지정 기간 동안 중단 없이 지속할 방침이다. 지정 기간이 한 차례 연장될 경우 2029년 3월까지 실거래가 이어질 수 있다.
[....]
◆ 자문위원 11명 명단 확인…이해충돌 검증·보안 전문성 도마
디지털화폐 추진 과정의 외부 검증 체계 역시 논란이다. 한은은 지난 9월 29일 디지털화폐 자문위원회를 출범시키고 첫 회의를 개최했지만, 위원 선정 과정과 이해충돌 검증 절차를 둘러싼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국민의 금융거래와 국가 재정 집행을 담당할 디지털화폐 시스템의 안전성을 검증해야 할 자문기구에 사이버보안과 개인정보 보호를 전문분야로 명시한 위원이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도 문제로 지목된다.
<더팩트>가 확보한 한국은행의 국회 제출자료에 따르면 디지털화폐 자문위원회는 금융·경제 전문가 7명, 법·제도 전문가 2명, 사업·기술 전문가 2명 등 총 11명으로 구성됐다.
금융·경제 분야에는 김영식 서울대학교 경제학부 교수, 신관호 고려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신성환 홍익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함준호 연세대학교 국제대학원 교수, 이종렬 자본시장연구원, 여은정 중앙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이종섭 서울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등이 이름을 올렸다.
[....]
지난달 29일 첫 회의에 참석한 한 자문위원은 "발표 시간이 좀 길었다"며 "위원들이 말씀하실 시간은 그렇게 길지 않았다"고 말했다. 자문위원회의 본래 취지인 전문가 의견 수렴보다 한은의 정책 추진 계획을 설명하는 데 무게가 실렸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김상훈 의원은 "한국은행은 범용 CBDC가 아니라고 선을 긋지만, 정부는 국민의 결제·송금에 더해 2030년까지 연간 국고금의 4분의 1, 약 182조원을 프로그래밍 가능한 화폐로 집행하는 것을 목표로 잡고 있다"며 "결제 단계에서 거래를 차단하는 기능은 보조금 관리에 유용할 수 있지만, 적용 범위와 기준을 누가 정하느냐에 따라 국민의 금융거래를 통제하는 수단이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 의원은 "그런데 이를 검증할 자문위원회에는 보안 전문가조차 없다. 상용화 속도보다 통제 권한의 한계와 거래정보 보호, 오류 시 구제 절차부터 제도로 명확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빵구 엄청날거같다는건 제 착각일까요...
▶ 원문 출처: https://news.nate.com/view/20261022n21524?mid=n0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