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브 코딩의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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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오로지 손으로 코딩하고 납땜해서 만든 물건이 있습니다.

일종의 컨트롤 박스인데, 에스프레소 머신에서 원하는 양만끔 뽑으면 자동으로 기계를 멈춥니다.

컨트롤 박스 (BLE) ---- 에스프레소 머신 (BLE) -----블루투스 저울 (BLE)

이렇게 세 개를 서로 BLE로 연결합니다. 에스프레소 머신 안에도 BLE 보드를 만들어서 넣었구요.

처음 손으로 짠 코드는 한 1500라인 정도 됐고, 얼마전에 AI 한테 시켜서 화면 표시를 좀 더 빠르게하고 정보도 더 표시하게 했습니다. 웹 서버에 추출 속도, 목표/실제, 등등 기록하는 기능도 넣구요.

코드 전체가 3500라인 정도라 저도 눈으로 확인하고, AI한테 버그도 잡게 하고 그랬죠.

오늘 그냥 갑자기 아무 이유없이 코드리뷰를 시켜보고 싶었습니다. 정확하게는 지금 다른 프로젝트에서 하고 있는 방식의 코드리뷰인데, 약간 철저하게 시키는 쪽입니다.

첫 리뷰에서 16가지 중요한 문제가 있다고 GPT 5.6 Sol이 주장을 하길래, Opus 5.5에게 반박시키고, 다시 GPT 5.6 Terra에게 2차 리뷰를 시켰습니다. 최종적으로 6가지 '중요한' 문제와 19가지 사소한 가 있다고 나왔습니다. 저 혼자, 문제가 뭔지 알고 쓰는, 정말 사소한 장비라고 말을 해줬는데도 말이죠.

결과 나온 걸 보면 AI를 어디까지 믿어야 하나 싶어집니다.

예를 들면, 콘트롤 박스에 로터리 버튼이 하나 있는데, 더블 클릭하면 설정 메뉴로 들어갑니다. 추출 중에 싱글 클릭하면 추출을 중단(취소)하구요.

그런데, 에스프레소 추출 중에도 더블 클릭으로 설정 메뉴로 들어가고, 그 다음에 싱글 클릭하면 추출이 취소가 안된다고, 그게 제일 치명적이 버그로 나왔어요. 저는 1년 넘게 쓰면서 그렇게 눌러볼 생각조차 해본적이 없습니다. 설마 그렇게 눌렀다 치더라도 에스프레소 추출은 30초 전후면 끝나기 때문에, 설정 메뉴 쳐다보면 금방 추출이 끝날 시간입니다. 설정 메뉴에 머물러 있어도 어차피 정상적으로 추출이 끝나고, 취소하고 싶으면 그냥 컨트롤 박스 끄고 에스프레소 머신에서 수동 버튼 한 번 눌러주면 됩니다.

버그는 버그 맞습니다. 제일 중요한 게 저렇고, 나머지는 정말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인 것들입니다.

대부분 손으로 짠 코드이고 짧아서 생각이 가능한 수준이 이런데, 지금 12만 라인이 넘어가는 다른 프로젝트는 대체 AI를 어디까지 믿어야 하는 지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만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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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한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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